"수십만 원짜리 콜라겐 크림을 바르면서, 정작 한낮에 외출할 때 양산이나 선크림은 잊고 계시나요?"
인간의 피부가 늙는 원인의 20%는 세월이 흐르며 생기는 '자연 노화'이지만, 나머지 80%는 오직 햇빛(자외선)에 의해 파괴되는 '광노화(Photoaging)'입니다. 햇빛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비타민 D를 선물하지만, 얼굴 피부에는 끔찍한 주름과 기미를 남깁니다. 자외선이 피부 진피층을 박살 내는 생리학적 원리와 이를 막아내는 항산화 방어법을 파헤쳐 봅니다.
1. 콜라겐을 싹둑 잘라버리는 'UVA'의 공포
햇빛 속에 포함된 자외선은 파장 길이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뉩니다.
진피층의 기둥이 무너지다
여름철 해변에서 피부를 빨갛게 태우는 것은 파장이 짧은 'UVB'입니다. 하지만 진짜 무서운 암살자는 유리창도 뚫고 들어오는 파장이 긴 'UVA'입니다. UVA는 피부 가장 깊은 곳인 진피층까지 뚫고 들어와, 피부의 뼈대인 콜라겐과 엘라스틴 단백질을 가위처럼 싹둑싹둑 끊어버립니다. 기둥(콜라겐)이 무너진 피부 표면은 결국 움푹 패게 되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주름'이라고 부르는 끔찍한 흉터입니다.
2. 자외선이 낳은 돌연변이, '활성 산소'
UVA가 콜라겐을 직접 자르기도 하지만, 진피층에 침투해 엄청난 양의 '활성 산소(Free Radicals)'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자외선 폭격을 맞아 발생한 활성 산소는 피부 세포를 산화(부식)시키고 멜라닌 색소를 과도하게 분비시켜 기미와 검버섯을 만듭니다. 게다가 피부 속에 '단백질 분해 효소(MMP)'를 활성화시켜 스스로 남은 콜라겐마저 녹여버리게 만듭니다. 광노화가 진행된 피부는 가죽처럼 두꺼워지고 누렇게 변하며 탄력을 완전히 잃어버립니다.
3. 무너진 피부를 재건하는 '항산화 방어막'
광노화를 완벽하게 막으려면 밖에서는 방패를 들고, 안에서는 소화기를 뿌려야 합니다.
① 세상에서 가장 싼 안티에이징, 선크림
수십만 원짜리 화장품보다 외출 전 바르는 5백 원어치의 선크림이 훨씬 위대합니다. 콜라겐을 끊어버리는 UVA를 막으려면 SPF 지수보다 'PA(+, ++, +++)' 지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실내에 있더라도 창가에 앉는다면 PA++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② 피부 속 화재를 진압하는 '항산화 식품'
자외선이 이미 만들어낸 활성 산소를 끄려면 비타민 C, 비타민 E, 글루타치온, 그리고 당근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이 필요합니다. 피부 속부터 차오르는 항산화 성분들은 자외선이 진피층을 공격할 때 콜라겐 대신 스스로 희생하여 피부의 탄력을 지켜냅니다.
③ 얼굴은 사수하고, 팔다리만 내놓는 '올바른 일광욕'
비타민 D는 건강에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굳이 얇고 연약한 얼굴 피부를 희생할 필요는 없습니다. 얼굴과 목에는 선크림을 철저히 바르고, 일주일에 2~3회 정도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팔다리에만 15분 정도 햇빛을 쬐어주세요. 이것이 피부 노화를 막으면서도 생명의 호르몬(비타민 D)을 합성하는 가장 완벽한 타협점입니다.
노화는 막을 수 없지만, 늦출 수는 있습니다
트럭 운전사의 창가 쪽 얼굴만 심각하게 쭈글쭈글해진 유명한 의학 사진을 기억하시나요? 광노화는 서서히 점진적으로, 하지만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상흔을 피부에 남깁니다. 외출하기 전 선크림을 바르는 1분의 습관이 10년 뒤 당신의 얼굴 나이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마세요.
피부를 늙게 하는 햇빛이 내 몸의 면역력과 뼈를 살리는 호르몬으로 변하는 과정을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