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셔도 졸린 당신,
혹시 '유전자' 때문일까?

2026.02.06

"저는 밤에 커피를 마셔도 눕자마자 잠들어요."

주변에서 흔히 듣는 말입니다. 어떤 사람은 오후 3시에 커피 한 잔만 마셔도 밤새 눈이 말똥말똥한 반면, 어떤 사람은 자기 전 에스프레소를 마셔도 숙면을 취합니다. 단순히 체질의 차이일까요, 아니면 건강의 적신호일까요? 오늘은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 속 카페인과 유전자의 상관관계를 파헤쳐 봅니다.


1. 카페인을 분해하는 가위, CYP1A2

우리 몸의 간에는 카페인을 분해하는 효소인 'CYP1A2'가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마다 이 효소를 만들어내는 유전자의 성능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대사 속도의 차이
  • 빠른 대사자 (Fast Metabolizer): 카페인을 순식간에 분해하여 배출합니다. 커피를 마셔도 각성 효과가 짧고 수면에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 느린 대사자 (Slow Metabolizer): 카페인이 체내에 오래 머무릅니다. 오후에 마신 커피가 밤까지 뇌를 자극하여 불면증과 심계항진(가슴 두근거림)을 유발합니다. 한국인의 약 30~40%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2. 피로를 없애는 게 아니라 '속이는' 것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 뇌에는 피로 물질인 '아데노신(Adenosine)'이 쌓이는데, 이 물질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졸음이 옵니다. 그런데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모양이 비슷해서, 아데노신 대신 수용체에 먼저 달라붙어 버립니다.

즉, 뇌는 피로 물질이 쌓였는지 모르고 "아직 안 피곤하네?"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카페인 효과가 떨어지면 댐이 무너지듯 억눌려있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카페인 크래시(Caffeine Crash)'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것이 커피를 마실수록 더 피곤해지는 이유입니다.

"나는 카페인에 강할까, 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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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커피를 건강하게 즐기는 3가지 법칙

① 기상 직후 1시간은 피하라

아침 8~9시 사이에는 우리 몸을 깨우는 천연 각성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가장 많이 분비됩니다. 이때 커피를 마시면 코르티솔 분비가 방해받아 내성이 빨리 생깁니다. 모닝커피는 기상 2시간 후(오전 10시경)가 가장 좋습니다.

② 카페인 반감기를 기억하라

카페인이 몸에서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반감기) 걸리는 시간은 평균 5~6시간입니다. 밤 12시에 자려면 최소한 오후 4시 이후에는 커피를 피해야 뇌가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③ 디카페인의 활용

커피의 맛과 향은 즐기고 싶지만 잠이 걱정된다면 디카페인 커피가 훌륭한 대안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디카페인 커피에도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은 그대로 들어있어 건강상 이점은 누릴 수 있습니다.


커피는 '연료'가 아니라 '기호식품'입니다

피곤할 때마다 커피를 수혈하듯 마시는 것은 미래의 에너지를 가불해서 쓰는 것과 같습니다. 커피가 주는 즐거움은 누리되, 내 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오늘 하루는 커피 대신 물 한 잔으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