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다음 날 온몸이 쑤시고 피곤한데,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 걸까요?"
등산 후 허벅지와 종아리, 허리와 어깨가 뻐근한 것은 흔한 일입니다. 평소보다 많은 근육을 사용한 뒤 생기는 지연성 근육통은 운동 후 하루나 이틀 사이에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등산 후 몸살'을 운동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산과 풀숲에서는 진드기에 노출될 수 있고, 장시간 걷는 동안 탈수나 열탈진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근육통에 고열·오한·심한 무기력·구토·설사·발진 같은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 운동 후 근육통이 아닌 다른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1. 단순 근육통은 보통 '사용한 근육'이 아픕니다
등산은 평지 걷기보다 허벅지와 종아리, 엉덩이 근육을 많이 사용합니다.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근육이 늘어난 상태에서 힘을 쓰기 때문에 다음 날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근육통은 눌렀을 때 아프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더 뻐근하고, 쉬면서 며칠 지나면 점차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등산 중 많이 사용한 허벅지·종아리·엉덩이 등이 중심으로 아프고, 움직일 때 더 뻐근하지만 고열이나 심한 오한 같은 전신 증상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열과 오한이 있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운동 후 근육통 때문에 온몸이 무거울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고열과 오한은 일반적인 근육통의 전형적인 증상이 아닙니다.
등산 후 며칠 이내 또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갑자기 열이 나고 몸이 떨리며 심한 피로가 시작된다면 감염병 가능성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3. 가을 산행 후에는 쯔쯔가무시증도 확인해야 합니다
쯔쯔가무시증은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입니다. 등산로나 풀숲 주변에서 쉬거나 풀과 직접 접촉했다면 노출 가능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처럼 몸살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등산 후 피로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4. 검은 딱지처럼 보이는 '가피'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쯔쯔가무시증에서는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처럼 보이는 가피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겨드랑이, 허리선, 사타구니, 배 주변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도 생길 수 있으므로 야외활동 후 샤워하면서 피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진드기나 털진드기 유충은 매우 작고 물린 부위가 옷에 가려질 수 있습니다. 본인이 물린 사실을 몰랐더라도 야외활동 후 발열과 몸살이 나타나면 최근 산행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려주세요.
5. SFTS도 초기에는 심한 몸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진드기류에 물려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입니다.
발열과 심한 피로, 근육통, 두통뿐 아니라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는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등산이나 풀숲 활동 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운동 후 몸살로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6. 구토와 설사가 함께 있다면 더 주의하세요
등산 후 근육통만 있다면 보통 소화기 증상은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반면 감염이나 열질환, 심한 탈수에서는 구역감과 구토, 설사, 식욕 저하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열과 심한 무기력감까지 함께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에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7. 탈수도 온몸이 쑤시는 느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장시간 산행하면서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하면 탈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땀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면 두통과 어지럼증, 근육 경련,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변량이 줄고 색이 매우 진해졌거나 입이 마르고 일어설 때 어지럽다면 수분 부족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세요.
심한 갈증, 입 마름, 진한 소변, 소변량 감소, 두통, 어지럼증, 근육 경련이 함께 나타난다면 수분과 전해질 부족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8. 더운 날 산행했다면 열탈진도 몸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늦여름이나 초가을에도 낮에는 기온이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뜨거운 환경에서 오래 걸으면 체온 조절을 위해 많은 땀을 흘리면서 열탈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한 피로,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식은땀과 무기력감이 나타날 수 있어 몸살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9. 의식이 이상하거나 걷기 힘들다면 응급상황일 수 있습니다
산행 후 단순 피로라면 쉬면서 의식이 흐려지거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증상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심한 혼란, 의식저하, 경련, 호흡곤란,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의 쇠약이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의료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등산 후 고열과 오한, 반복적인 구토·설사, 심한 두통과 무기력, 검은 가피나 넓게 퍼지는 발진, 의식 변화, 경련, 호흡곤란이 나타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생각하지 말고 신속하게 의료기관의 평가를 받으세요.
10. 증상이 시작된 시점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지연성 근육통은 대개 운동 후 몇 시간에서 하루 정도 지나면서 심해지고 이후 서서히 좋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산행 직후가 아니라 일정한 잠복기를 거쳐 며칠 뒤에 발열과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등산한 지 며칠이 지난 뒤 갑자기 몸살이 시작됐다면 운동 후 근육통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11. 집에서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 체온 측정하기: 열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 통증 위치 확인하기: 사용한 근육만 아픈지 온몸이 아픈지 살펴보세요.
- 피부 확인하기: 가피나 발진, 진드기 물린 흔적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 소화기 증상 확인하기: 구토, 설사, 복통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 수분 상태 확인하기: 소변량과 색, 갈증과 어지럼증을 확인하세요.
- 증상 시작 날짜 기록하기: 등산 날짜와 비교해보세요.
12. 진료 시 산행 사실을 반드시 알려주세요
감염병 초기 증상은 독감이나 장염, 일반적인 몸살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최근 산이나 풀숲에 다녀왔다는 사실은 진단에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의료기관에서는 "등산 후 몸살이 왔다"고만 말하기보다 산행 날짜, 풀숲에 앉았는지, 진드기를 발견했는지, 발열이 언제 시작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등산 후 몸살은 '열이 있는지'부터 확인하세요
허벅지와 종아리처럼 사용한 근육이 뻐근하고 며칠 안에 점차 좋아진다면 운동 후 근육통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고열과 오한, 구토·설사, 가피나 발진, 심한 무기력감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마세요. 특히 가을철 산행 후에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 가능성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